"복잡계"에 대한 교수님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데이빗 크라카우어 — 위스콘신 대학교 / 샌타페이 연구소 소속) 제 정의는 한마디로 하자면 "간결하게 설명되거나 표현되지 않는 계"이죠 무슨 말이냐면요 물리학자들이 연구하는 계들은 보통 종이 한 장에 아름답고 간결한 등식 몇 가지로 설명이 됩니다. 예를 들면 뉴턴의 운동량보존법칙이라든가 맥스웰의 전자기방정식이라든가 그런 것들요 엄청난 양의 경험적 정보가 이런 등식으로 설명이 됩니다 하지만 게놈이라든지 두뇌, 사회의 성향, 문학사 이런 것들을 볼 때는 우리가 아는 한 그런 아름답고 간결한 설명은 없습니다 저에겐 그것이 우리가 복잡계를 상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입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 그 이유는 그 계들은 오랜 역사를 기록하는 계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복잡계의 특징 중 하나는 자기 환경에서 어떤 정보를 빼내어 그것을 적응하는 데에 쓰는 능력이 있다는 겁니다 예측하고 제어하기 위해서요 결과적으로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익숙한 수학적인 자연과학에서 쓰이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보통 그 방법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전산이죠 이것은 제가 모두에게 하는 질문인데요 "복잡계"에 대한 교수님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크리스 무어 — 샌타페이 연구소) 안 돼! 그건... 다들 그렇게 말씀하세요 이론전산학에선 어떤 계를 가지고 복잡하거나 단순하다고 하지는 않아요 그것보단 만약 어떤 문제를 푸는 데에 많은 자원이 필요하면 그 문제는 복잡하다고 하죠 시간이나 메모리가 많이 든다든지 사람들간의 소통을 많이 필요로 한다든지 한정된 자원들요 전산적 복잡성의 정도도 문제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t 시간 단계 후 시스템이 어떻게 생겼을지 알고 싶다 치면 거기에 대한 답은 t 시간 단계에 걸쳐 실험함으로서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그보다 더 빠르게 풀 수 있는 알고리즘은 없을지도 모르겠죠 그 시간을 어느 정도 건너 뛸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도요 폐형 해가 없는 카오스계처럼 일일히 실험 해보는 것 말고는 지름길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계가 복잡하냐 단순하냐를 묻는 것 보다는 아니 그 구분이 뚜렷할 때가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전 질문을 조금 바꿔서 이 계에 대해 알고 싶은 예/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있거나 아니면 이 계에서 계산해내고 싶은 어떤 수가 있으면 그 질문에 대답하거나 문제를 풀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그 때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짐 크러치필드 — 캘리포니아대학교 / 샌타페이 연구소) 그게 좀 복잡한 개념이죠? 복잡성은 아니고 그냥 좀 복잡하단 말이에요 사실 나중에 우리가 얘기할 "정보"와도 관련된 주제에요 그래서 제가 자연적 혹은 인위적 계를 복잡하다고 할 땐 그 개념이 꽤 정밀합니다 정확이 무슨 말이냐면 그 계는 아주 정교한 내부적 인과 구조가 정보를 보관하고 처리한다는 뜻이에요 기술적인 부분은 곧 얘기할 텐데 기본적으로 우리가 저장된 정보와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재느냐의 문제죠 정보라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한 복잡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설명해주는 자리를 차지합니다 여러가지 정보 처리 및 저장 방식이 한 계의 구성과 관련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중요한 개념이고요 정보를 "새로운 정도", "예측불가의 정도" 혹은 "한 계가 얼마나 무작위인가"로 보는 섀넌의 개념은 확실히 보충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 연구도 상당 부분이 정보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섀넌의 개념뿐이 아니라는 걸 설명하려는 것이죠 (존 런들 —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 샌타페이 연구소) "복잡계"에 대한 제 정의는 상호작용이 있고, 비선형 요소가 있는 계입니다 저는 주로 저차원적이 아닌 고차원적 계들을 다루고요 이런 계의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에는 물리학에서 나오는 통계역학을 씁니다 대체로 이 계들의 재밌는 부분들은 축척성이 있습니다 멱법칙을 따른다든지 혹은 어딘가에 프랙탈 모형을 포함하고 있다든지 물리적 구조에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고 우리가 보는 통계 자료에 있을 수도 있고요 (스캇 페이지 — 미시건대학교 / 샌타페이 연구소) "복잡계"에 대한 제 기본적 정의는 여러 독립체들이 모여서 처음엔 딱히 다양하지 않던 그 독립체들이 나중에는 다양해진다는 겁니다 망 구조든 공간적 구조든 어떤 구조로 연결되어 있고요 그 부분적 구조를 통해 정보나 신호를 받는데 전체적 정보나 신호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시장의 물가나 온도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다양하고 연결된 것 뿐만 아니라 상호의존적이기도 합니다 같은 계 안에서 한 개체의 행동이 다른 개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죠 예를 들어 경제 같은 사회적 계를 보자면 제가 마트에서 빵을 살 때 흰빵을 사든 통밀빵을 사든 다른 사람에겐 상관 없습니다 상호의존적이지 않지요. 가격을 빼곤 별로 상호의존 되는 요소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운전을 한다거나 엄청 빠르게 운전을 하면 그건 다른 이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 상호의존적인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먼저 얘기한 상호의존적 습성, 망 구조, 그리고 다양한 개체 외에 또 이 개체들은 자기가 속한 환경에 반응하고 적응합니다 간단한 규칙 몇 가지를 따르는 게 아니라 적응을 하는 거죠 이 부분은 좀 철학적으로 애매해지는데요 적응은 그냥 좀 더 높은 수준의 규칙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1단계의 규칙이 있으면 메타 규칙이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규칙을 따르는데 그 규칙이 메타 규칙이라 주변의 신호와 전체 환경의 신호 둘 모두에게 응답할 수 있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할 말은 적응적 복잡계의 정의가 내포하는 또 하나의 역설인데요 그건 바로 이런 계들이 복잡할 수는 있어도 꼭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요소들을 가지고 있어도 평형 상태를 이룰 수 있어요 특히 경제를 보면 어떤 부분은 평형 상태를 정말 쉽게 이루는데 다른 부분들은 또 아주 복잡해지기도 하죠 그래서 전세계적인 석유 소비량을 보면 꽤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패턴이 나오죠 하지만 석유값의 변화를 보자면 그건 복잡합니다 상호의존하는 요소들이 많고 그 요소들이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그래서 존 홀란드 씨와 저는 가끔씩 "복잡계"가 아니라 "복잡성 생성 능력이 있는 계"라 불러야 한다고 농담을 하곤 합니다 "복잡계"만큼 멋있는 이름은 아니군요 (마크 뉴먼 — 미시건대학교 / 샌타페이 연구소) 아, 많은 논란이 된 문제죠 뭐, 복잡계는 상호작용을 하는 요소들이 많이 모여 이루어진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계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 할 것 같아요 개체의 행동을 모두 더한 것과는 다른 새로운 행동을 보인다고요 거기에 다른 요소를 더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 정의는 대충 그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호작용하는 개체들로 이루어져 새로운 행동을 보이는 계입니다 꽤 간단하군요. 하지만 그 뜻을 풀어보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죠? (스테파니 포레스트 — 미시건대학교 / 샌타페이 연구소) 지금은 제 정의를 말씀드리겠지만 이 세상의 많은 중요한 개념들, 예컨데 생명이나 선 같은 것들은 정의를 내리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당부하겠습니다 복잡계도 그 범주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복잡하다고 부르는 계들은 대체로 상호작용하는 활성적 요소가 여럿 있고 그 상호작용 중엔 비선형적인 상호작용이 있기도 해서 그 계의 행동을 예측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이 얘기는 이미 들어보셨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계가 행동하는 동안 그 요소들은 학습을 하거나 어떤 방식이 되었든 자기 행동을 수정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들이 모여 수많은 재밌는 관계를 이루어 내요 제가 생각하는 복잡계는 대충 그렇습니다 그럼 복잡성에 있어서 적응은 필수 요소라 생각하시나요? 제가 관심있는 종류의 복잡성에는 필수적이죠 알겠습니다 (도인 파머 — 옥스퍼드대학교 / 샌타페이연구소) 제 정의는 다른분들의 정의와 거의 같을 텐데요 여러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이 모여 따로 놓고 보는 행동과 같이 모였을 때 보이는 행동이 뭔가 본질적으로 다른 계이죠 창발 현상 같은 겁니다 그럼 이제 이 단어들이 다 무슨 뜻인지 다툴 수 있겠는데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뜻과 제가 생각하는 뜻이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에서 딱히 특이한 건 없는 것 같군요 (루이스 베텐코트 — 샌타페이연구소) 복잡계가 보다 단순한, 주로 물리적이죠, 그런 계와는 다른 것이 서로서로 다른 종류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도시에 있는 사람들과 기업들은 모두 다르죠. 같지 않아요 보통은 고정되어있지 않아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도시나 생태계는 계속 진화할 수 있어요 복잡계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특히 예측하기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런 계들은 보통 일어나는 일들의 인과 관계가 순환적이라 양과 음의 피드백 모두 생겨서 그들의 진화를 연구하기 더 어렵게 만드는 겁니다 적어도 더 단순하고 선형적인 체제 안에서 해결할 수 있고 우리가 묘사할 생각이라도 해볼 수 있는 물리적 혹은 공학적 계보다는요 이 것들은 모두 복잡계에 대한 현재진행형 정의입니다 하지만 복잡계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말해주죠 생태계에서부터 생명체, 도시, 두뇌까지요 (제프리 웨스트 — 샌타페이연구소) 복잡계라는 것은 엄청난 수의 개체들로 이루어져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을 해서 그로부터 아주 다양한 다단계적 행동이 진화하게 되는 계입니다 그래서 창발현상 같은 것들이 일어나게 되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예컨데 태양 주의를 도는 행성의 공전 같은 단순계로부터 복잡계를 차별시키는 아주 중요한 한 요소는 그 역학을 몇 가지 방정식 안에 담을 수 없다는 것이고 이것은 이 계들이 진화하고 있고 적응력이 있다는 사실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기에 물리학이란 이름 아래 제 연구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전통적인 계들과 복잡계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점입니다